2025. 11. 8. 12:42ㆍ카테고리 없음

어린시절, 엄마아빠와 지방에 다녀오거나 강원도 혹은 남부지방 여행을 갔다가 집에 돌아올 때, 서울로 진입하기 직전에 자주 들렀던 마방집. 얼마전까지 하남에서 운영되었는데 옛날 기와가 낡아서 겨울에는 바람이 숭숭 들어오고 그 부지 일대가 개발이슈로 식당이 이전 오픈하게 되었다.

식당 자체는 110년인가 된 아주 오래된 맛집이고, 나도 30년 넘게 가던 집이라 인생 내내 갔던 건데.. 추억도 많고 어릴 때 뜻뜻한 된장찌개와 장작고기 먹고 마당에서 뛰놀면서 코코아 마시던 기억이 생생하다. 소울푸드 중 하나라고 생각하던 식당이 새롭게 이전을 했다고 하여 오랜만에 방문해보았다.
예전에 비해서 조금 위치가 애매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주변에 은근 식당도 있고 사람들도 꽤 오는 것 같았다. 계곡이 있다보니 아무래도 칼국수나 해물탕 하는 집들이 모여 있는 것 같았다. 그 사이에 으리으리하게 지어진 한정식집 마방.


낡은 기와여도 정감 있고 좋았는데, 너무 멋드러지게 새 건물에 들어오니 조금 어색하고 내가 알던 그 식당이 아니야 ㅠㅠㅠ


메뉴는 유사하다. 원래 육회비빔밥이 있었던가? 메뉴판 상으로는 돼지장작, 소장작, 더덕 있고 한정식 메뉴 있는 게 유사하고 가격만 좀 오른 듯 하다.


새로 지었으니 당연히 내부는 좀더 쾌적하고 편안하다. 마방 특유의 종갓집에 온 듯한 잔치집 분위기는 아예 사라져서 정말 아쉬웠다. 한 상 가득 차려서 아저씨들이 번쩍 들어서 방 안으로 넣어주곤 했었는데, 이제는 트레이로 아주머니들이 서빙하신다.


원래 마방집은 아주 조그만 접시들에 갖가지 나물들이 상 가득 차려져 있고 된장찌개와 밥, 장작불고기를 함께 먹는 옛 주막 상차림 콘셉트이다. 나물 중심의 한 상 + 된장찌개가 기본이고 더덕구이나 불고기를 곁들이는 식.


돼지장작, 소장작 하나씩 시켜보았다. 맛과 차려나오는 방식은 거의 같아서 다행이다. 크기도 거의 같은 듯? 하다.

상차림에서 달라진 점은, 나물 가짓수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점. 예전에는 양이 좀 적은 대신 모르는 나물들이 정말 많고 다 먹으면 한 번 싹 리필해주셨었는데, 지금은 딱히 모르는 나물은 없고 아는 밑반찬 느낌으로 쭉 깔린다.


대신, 이전에는 없었던 전복, 고등어조림이 추가되었다. 고기까지 추가했더니 너무 배불러서 고등어조림은 먹어보지도 못했네. 여튼 한상차림에 몇 가지가 강화된 대신, 나물이 조금 줄었음.


찌개는 좀더 내용물이 많아진 것 같기도 하다. 비빔밥 그릇은 그대로 주신다. 식기가 업그레이드 되어서 제법 고급 한정식집 흉내를 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릇이 무거워서 싫었음 ㅠ)


주차장은 아주 넓고 식당 바로 옆에 위치해서 편리하다.

다시 올 것 같지가 않아서 슬프다 ㅠㅠ 마방집 안녕